기타

기다리는 마음.

白夜(백야) 2022. 7. 2. 22:12

더위와 싸움을  시작했다.

 

이제 겨우 이틀 째로 새벽에 나갔는데. 아침 여섯시가 좀 넘었지만 벌써 백주의 하얀 빛이 그냥 열기로 가득한 느낌이다.

정신없이 카메라와 씨름을 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누군가가 뒤에 서는 기분이들더니 갑자기 묻는 소리가 들려 온다 .

사진 구도는 어떻게 잡아야 합니까?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조건 많이 찍으면 됩니다.

묻는 사람이나 답하는 사람이나 더운데 수고가 많다.....

연못 중앙으로 통하여 설치한 데크 길에서 촬영하고 있는데.

느낌이 내가 길을 막고 있구나 하는 느낌에 뒤돌아보니 어느 분이 지나가려고 기다리고 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가십시요 하고 길을 비껴드리니 아닙니다.그냥 보고 싶어서 입니다. 하고 말을 건다.

뜬금없이 순창 붕어섬 가보셨습니까?

네.

다리는 놓는다네요.

나는 또 한곳 버리네요..하고 답하고 나니...

문득 옛날 그곳에 새벽 출사갔던 기억이 떠 올랐다.

동호회 회원 셋이 헤드렌턴을 비치면서 한참을 포인트를 향해 올라가고 있는데

저 만큼 뒷쪽에서 불빛하나가 또 따라 온다.

일행 하나가 저기 미친놈 또 하나 온다..

숨이 차서 잠시 쉬다가 그 불빛이 도착해서 보니 어? 아니 양수씨 아녀??

우리 동호회 회원 이었는데 어쩌다 같이 합류하지 못해 혼자 나왔던 것이었다.

어제 올해 처음 연꽃 출사 나왔었는데 급하게 나오느라 돋보기를 가지고 오지 못해 핀트 맞추느라고 애를 먹었다

약이 올라 아예 오늘은 확대경을 가지고 나왔더니 이런 이건 차라리 돋보기 만도 못하다.

거기다 이놈의 렌즈가 너무 낡아서 너무 예민한 덕분에 겨우 겨우 노가다 품을 팔아야 셧터를 한번이나 누를수있으니..

점심 모임이 있는 날인데 날은 뜨거워 지고 시간은 자꾸 쫓겨  결국은 몇장 잡지 못하고 들어오고 말았다.

사진을 시작하고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특히 이곳 연지에서 만난 분이 한분 있었는데,

내가 막 아나로그에서 디지털로 카메라를 바꾼 때 였다.

어느 지긋하게 나이 드신 분이 옆으로 오시더니 그 디지털 파인더좀 나도 좀 봅시다 하시면서 말을 거신다.

옆으로 비껴 보여 드렸더니 말씀을 하신다.

사진을 한지 꽤 되신 분이셨다.

전직은 경찰 공무원이셨고 정년을 하고 나신후에 사진을 시작 하셨다고 하시면서 자기 소개를 하신다.

좀 있다 시간 되면 자기 아파트가 바로 근처 인데 차를 한잔 하고 가라고 권하시길레 따라 나섰다.

댁으로 들어서니 아주 잘 정돈된 서재로 데리고 가시더니 차를 한잔 주신다.

좀 있자니 사진집 을 한권 가지고 오셔서 나이 70이 되어서 아이들이 기념집으로 발간 해 주었다고 하면서 

서명을 하시고 낙관을 아주 반듯하게 찍어 주신다.

그 뒤로 연꽃 계절이 오면 어느새 나는 혹시 그분이 오셨을가 하고 기다리는 마음이 되곤 했는데.

그뒤로 몇년 뒤인가 만나  반갑게 인사를 드렸더니 그동안 소식을 전해 주시는데 출사나갔다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몹시 불편해서 사진 생활을 거의 못하시고 계신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이제 벌써 연세는 꽤 되셨을텐데 이제 만나 볼수 없으니 마음속에 기다림이 있지만 불안감만 기다림으로 조바심태우는 세월이 되었다.

같은 땅위에 생활하는 그런 바램을 가지고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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