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추억.

白夜(백야) 2022. 6. 15. 16:54

옛날 아이들 어릴적.

아들한테서 전화가 왔다.

저 우리 광명역에서 만나기로 한거요..

응. 그래,왜?

동생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그날 저녘드시고 팬션가서 하루 주무시고  내려 가시면 어떠냐고 하네요.

그러자 ~~모처럼 함께 하루 보내면 좋겠다.

이번 내 생일날에 내가 항상 월요일날  인천 그라페 성경연구원에 수강차 올라가기 때 문에 그 날 올라간김에 가족 함께 모여 저녁식사를 하자고 했던것인데..딸아이가 서운하니 하루 함께 보내자고 팬션을 예약했다는 것이다.

광명역에서 만나 애들 차로 저녁을 분당쪽으로 갔다. 모처럼 식구들이 모여서 갔는데 요사이는 조금 유명세를 타면 식당에서 대기 번호를 타고 기다려야 한다.

다행히 식사를 한뒤 펜션이 그리 멀지 않은 곳이어서 숙소로 쉽게  이동할수 있었다.

숙소에 도착해보니 개인주택처럼 지어서 펜션으로 영업하는 주인은 60대로 보이는  미국에서 살다가 귀국해서 정착했다고 자기를 소개하는 여자 분이었다.

저녁에 침대에서 자려고 눈을 감으니 벌써세월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새삼 세월의 무상함에 마음이 시려웠다.

 

큰 아이가 태어 났을때,세상을 모든 것을 다 얻은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는데.

그런데  그후로 17개월 뒤에 둘째 딸애가 태어 났다.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충남 예산에서 여기 광주까지 천리 길인데 주변에 는 가까이 도와줄 친척이 없었다.

그러니 년년생  남매를 기르기가 참 힘이들었다.

모든 사내 아이들이 그렇듯이 바닥에 있는 모든 것은 모두 아이손에 닿지 않는 높은곳으로 다 올려 놓아야 할때였다.

전화기 ,손에 닿으면 깨지는것 ,콘센트에 혹시 젓가락이나 기타 뾰족한 것을 넣으면 감전사고, 정전,등..

그때는 단독주책 2층을 전세 내고 살았는데  고향에서 애들 할아버지가 오셔서 보시고 2층 베란다 틈사이를 철사를 사다가 얼기 설기 다 엮어놓고 가셨다. 혹시 애가 그 사이로 빠져 일층으로 추락할가 걱정이 드신 것이다.

 

한번은 둘째가 태어나고 한달 뒤 인가 였는데,밤 자정이 넘어서 깼는데 큰놈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제 동생한테 기어가더니 뺨을 철썩 때리고 도로 제 자리로가서 누워 다시 잠드는 것이었다. 허걱.....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아이들이 동생이 태어 나면 그렇게 시샘을 한다는 것이었다.

현장을 딱 잡혔다.큰애와 둘째.
남매 어릴때.아마 큰애 세살 둘째 두살때쯤.

 

너무 힘이 들어 아들만 잠시 고향  집에 한달만 보내기로했다.

그때도 할아버지,할머니 연세도 70이 넘으셨는데도 전화를 드렸더니 데려 오라 하시는것이었다.

애들 할아버지 할머니 생전모습.

그러나  한달이 못가 보고 싶어 다시 데려 오고 말았다.

시골 우리 고향은 한 30여호 되는 종씨 집성촌인데, 아들놈이 귀엽게 생긴다가 또한 붙임성이 좋아서 사람을 잘 따라서 동리, 이사람, 아저씨.대부,하는 동네 분들이 눈에 띄었다 하면 데리고 가버려서 집이고 밭이고,리어카고, 경운기고 태우고 데리고 가버려서 완전히 고향동네 아이가 되버렸다.그대신에 애들 할아버지는 하시는 말씀이 잠간 한눈만 팔면 없어져  얼른 둘러보면 저만치 달아나고 있어 내가 잡을수 있니?힘이 드셔서혼났다 하시는 것이었다.

고향 집에 도착하니 어떤 꼬마 하나가 얼굴이 새까맣게 타서 나를 빤히 쳐다 보고 있었다. 얼마나 마을에서 놀다가 정신이 팔렸을가? 가슴이 아팠다.아빠얼굴도 잊어버렸는가...기가 막혔다.

그때 동네 아는 형님이 지나가다 보고 어?왔어 ? 네..그러더니 아들놈을 보더니 갑자기 절라도~!하고 말하니,,,아들놈이 얼른 대답 하기를.....개땅새~~~!!!허걱 전라도 먼곳에서 왔다고 ,그렇게 놀렸던 모양이었다....허,참.

학교 가기 전인가 보다 ,어제인가 버스로 집으로 돌아오다 보니 아이들의 초등학교는 아파트단지 내에 있었는데,

그 초등학교 이제 철거하고 옮긴다는 프랑카드가 붙어 있었다.

이때가 몇살쯤일가?

광주 집에 돌아오는 열차안에서 아들놈은 그때서야 아빠를 만난것이 실감이 나는지 아빠 얼굴을 이리 보고 저리 보고 기뻐하던 모습이 지금도 모습이 선하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버렸다.

자기 전에 딸애가 내 방에 들려 아빠 커틴 내릴게요..푹 주무실려면 이제 여름이라 일찍 빛이 들어오면 숙면과 늦잠에 방해되니까요....잠이 들기 전에  이제 서서히 준비하던 어릴적 내고향 이야기를  좀 써야 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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