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인연

白夜(백야) 2021. 12. 31. 18:54

 

초겨울 광주호 에서 사진:백야

 

 

 친구들과 올해 마지막 점심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어쩐지 마음이 허전하다.

오늘 마지막 일정은 송구 영신 예배 만 남았다.

블로그를 통해서 만났던 모든 분들을 생각해보니 자꾸 시인 배은미 씨의 "인연"이란 시가 생각난다.

어쩐 인연이 있어서 나와 올해도 만난 것일가?

어떤 루트를 통했던 만났던 모든분들 올해 모든 것 털어 버리고 행복한 새 해 맞이하시길  백야 기원드립니다. 

 

인 연

                    배 은미

살다보면

만나지는 인연 중에

참 닮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혼이라는 게 있다면

비슷하다 싶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한번을 보면 다 알아버리는

그 사람의 속마음과 감추려 하는 아픔과

숨기려 하는 절망까지

다 보여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도 전생에 무언가 하나로 엮어진 게

틀림이 없어 보이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깜짝깜짝 놀랍기도 하고

화들짝 반갑기도 하고

어렴풋이 가슴이 메이기도 한

그런 인연이 살다가 보면 만나지나 봅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 보담

속내가 더 닮은

그래서 더 마음이 가고

더 마음이 아린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사랑하기는 두렵고

그리워 하기엔 목이 메이고

모른척 지나치기엔

서로에게 할 일이 아닌 것 같고

마냥 지켜 보기엔

그가 너무 안스럽고 보듬아 주기엔

서로가 상처 받을 것 같고

그런 하나하나에 마음을 둬야 하는 사람

그렇게 닮아 버린 사람을

살다가 보면 만나지나 봅니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그런 게 인연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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