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올해 마지막 점심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어쩐지 마음이 허전하다.
오늘 마지막 일정은 송구 영신 예배 만 남았다.
블로그를 통해서 만났던 모든 분들을 생각해보니 자꾸 시인 배은미 씨의 "인연"이란 시가 생각난다.
어쩐 인연이 있어서 나와 올해도 만난 것일가?
어떤 루트를 통했던 만났던 모든분들 올해 모든 것 털어 버리고 행복한 새 해 맞이하시길 백야 기원드립니다.
인 연
배 은미
살다보면
만나지는 인연 중에
참 닮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혼이라는 게 있다면
비슷하다 싶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한번을 보면 다 알아버리는
그 사람의 속마음과 감추려 하는 아픔과
숨기려 하는 절망까지
다 보여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도 전생에 무언가 하나로 엮어진 게
틀림이 없어 보이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깜짝깜짝 놀랍기도 하고
화들짝 반갑기도 하고
어렴풋이 가슴이 메이기도 한
그런 인연이 살다가 보면 만나지나 봅니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 보담
속내가 더 닮은
그래서 더 마음이 가고
더 마음이 아린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사랑하기는 두렵고
그리워 하기엔 목이 메이고
모른척 지나치기엔
서로에게 할 일이 아닌 것 같고
마냥 지켜 보기엔
그가 너무 안스럽고 보듬아 주기엔
서로가 상처 받을 것 같고
그런 하나하나에 마음을 둬야 하는 사람
그렇게 닮아 버린 사람을
살다가 보면 만나지나 봅니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그런 게 인연이지 싶습니다
[출처] 배은미 인연중에.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 (0) | 2022.01.11 |
---|---|
안부 전화 (0) | 2022.01.08 |
가버린 오씨 아저씨.야마하 오르간 D-700 (0) | 2021.12.19 |
가을의 끝언저리. (0) | 2021.12.09 |
새해에는 건강하십시요. (0) | 2021.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