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 시간전에 시집하나를 받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교수님께서 보낸 시집이다.
교회 장로님이신 교수님이 언제 이렇게 알알이 영글은 시를 쓰셨을가?
보내주신 책속에는 정이 한아름 배어있다.
검은베게 고요쯤에
박 노동
1
아지랑이 속에 흔들리는
이랴 ! 이랴 !
아버지의 출렁임
긴 이랑으로 펼치다
뒷발질 앞발질 씨앗을 덮어묻는
갓난 송아지의 난장판이다
2
동네 어귀 시냇가 팽나무 그늘속에
아버지의 노곤한 졸음이
검돌 베게 고요쯤에 계시다
반짝이는 나뭇잎들
햇살을
오지게도 타고 놀때
3
솔티재 너머 서 마지기
논두렁 높아
콩깍지 튀는 소리
놀란 까투리 날아 오른다
아버지 나락 등짐
노랗게 재를 넘을때
4
장작패는 아버지의 아침 마당
터억 ! 좌악 !
가슴팍 땀의 실핏줄
마당 귀영치에
까칠한 싸락눈이 풀썩 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