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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白夜(백야) 2005. 7. 29. 13:30

 

 

 

 

한 송이 수련으로   /   이해인

 

 

 

 

내가 꿈을 긷는 당신의 연못 속에

하얗게 떠다니는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겹겹이 쌓인 평생의 그리움

물 위에 풀어 놓고

그래도 목말라 물을 마시는 하루

 

도도한 사랑의 불길조차

담담히 다스리며 떠다니는

당신의 꽃으로 살게 하소서

 

밤마다

별을 안고 합장하는

물빛의 염원

 

단 하나의 영롱한 기도를

어둠의 심연에서 건져내게 하소서

 

나를 위해

순간마다 연못을 펼치는 당신

 

그 푸른 물 위에

말없이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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