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추적 추적 내린다.
안 와도 좋을 비인데...
갈 길 멀은 사람 꼭 뒤를 붙잡고 있는것 같다.
그동안 기다린 비지만
이렇게 막상 내리기 시작하니 우선
마음부터 심란해진다.
언젠가 옛날 십리길을 통학하면서 비를 맞고 학교에 갔던 기억이난다.
한 삼십년도 더 된 일일것이다.
흠벅 젖은 모습으로 교실에 들어 서면서 무척 내자신이 초라하다고 느꼈었다
지금은 일부로 맞고 싶은기분이기도 한지만..
이제 비맞는 추억이나 낭만도 잃어버리고
회색빛도시속에서 그냥 일부분의 하나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문득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
그냥 무작정 생각나는 사람한테 전화를 건다.
평소 자질구레한 일부터 낱낱이 지쩔여대는 평안한 사람...
수화기 저편으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우선 마음이 가라 앉는다.
마음이 그냥 비와같이 아우성 치는것 같다.
누군가가 우연히 마주치고 그눈빛이 정에 겨워
그냥 마음을 주고 떠들어 댈것만 같은 마음.
세상은 항상 나를 위해 준비하고 있지 않지만
나는 누군가를 위해 모든것을 내놓고 준비하고 있는것 같다.
이렇게 비가 내리면 무작정 그냥 누군가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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