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움의 빛깔은 사랑입니다 ♣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고독 속으로
침잠(沈潛) 하고픈 날엔
하늘빛조차
쓸쓸하다 느껴집니다
채 개이지 않은
저녁 하늘 위로
잿빛 구름
흐르다 멈추어서
하나, 둘......
조심스레 떠오르는
성긴 별을 봅니다
어떤 사색으로도
치유될 수 없는
그리움의 병은 사랑입니다
별이 되고픈
마음들 밀려들어
가슴에 물결 칠 때조차
밤은 온통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
하늘빛조차 쓸쓸하다
느껴지는 날에는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나
당신은
머리 둘 곳 없다 하시던
그 말씀 생각이나
가슴 아립니다
쓸쓸함의 근원은
철저하게
나를 인함이니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못하는 고독 속에서
당신을 향한 그리움의 병을
앓게 하십니다
그 그리움의 빛깔은
사랑입니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고독 속으로
기어이 침잠(沈潛) 하고픈 날엔
하늘빛조차
참, 쓸쓸하다 느껴집니다
<< 유인숙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