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처서...

白夜(백야) 2006. 8. 23. 18:19

 

 

 오늘이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는 처서인데 겨우 몸을 추스리게 컨디션이 살아 났다.

 처서를 못넘기고 자빠져 버렸더니 고소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다.

 

 그동안 한번 봐야지 했던 대학 평생 교육원 책자 하나 가져다가

 교과과정을 디비고 있자니 하고 싶은것들이 옛날하고 많이 달라진 나를 발견한다.

 

 옛날 같으면 무조건 내취향에 맞는과정을 찍었을텐데 이젠 나이먹으면 나에게 가장

 무엇이 경제적으로나 아님 인관관계에 도움이 될가 하는 것부터 찾아진다.

 

 옛날 뭐 내가 퍽 늙은것도 아니지만 그냥 그저 하고 싶은것 하기만 하면 무엇이든지

 자신이 있었는데 날이 갈수록 그 자신감은 없어지고....

 정말 옛날엔 무인도에 혼자 떨어져 있어도 무엇을 해서든지 아님 고독을 씹어서라도 

 살아 갈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사람들이 점점 그리워 진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내가 퇴임하면 아주 산산골로 들어가서 눈에 길이 막혀

 한달쯤은 고립되는 그런 산골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어느날 부터인가

 서서히 바뀌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내 머리 속에서는 그런 생각이 싹 없어져 버리고

 이젠 어떻게 생활을 해야 편하게  그리고 자유롭게 살수 있을가 하는 생각으로 변해 버렸다.

 

 그 이유를 생각 해보니 역시 사람 때문이었다.

 마음을 비비고 살던 사람들을 그렇게 쉽게 떠나서 살수 있을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아직도 나는 가끔 고향 꿈을 꾼다.

 지금도 생각나는 고향시골의 풀내나는 인심들, 따뜻한 이웃사랑..이제는 영원히 추억으로

 간직해야 하겠지만 그런 정은 어디서도 이젠 다시  찾지 못하리라..

 떡한쪼각도 온동래가 나눠먹고 생일이면 온동래 사람 모두 불러 식사하고

 밤이면 모기불 피워 놓은 옆에 멍석 깔아놓고 누어  하늘의 별을 구경하던 그런 포근함을

 어디서 느끼겠는가?

 

 갑자기 엇그제 다녀온 고향이 다시 가고 싶어진다.

 에이 오늘은 모든것 제쳐 버리고 밤 차나 타볼가나..고향행 밤열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