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친구들.

白夜(백야) 2022. 7. 15. 18:04

                              연꽃도 어느새 끝나가고 있다 촬영:백야

 

            한가지 소원  

                                                   천상병

 

나의 다소 명석한 지성과 깨끗한 영혼이

흙속에 묻혀 살과같이 

문들어지고 진물이 나 삭여 진다고?

 

야스퍼스는  

과학에게 그 자체의 의미를 물어도

대답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억지 밖에 없는 엽전 세상에서

용케도 이때껏 살았나 싶다

별다른 불만은 없지만 

 

똥걸레 같은 지성을 썩어버려도

이런 시를 쓰게 하는 내 영혼을 어떻게 안 될지 모르겠다.

내가 죽은 여러해 뒤에는

꾹쥔 십원을 슬쩍 주고는

서울길 밤버스를 내 영혼은 타고  있지 않을가?

 

베트남 여행중에서  촬영:백야

 

아주 오래전 일이다 학교를 막 졸업하고 한달이나 됐을가?

친구가왔는데, 그런데 이월이어서 추운 날씨 였는데 그 모습이 허름한 모습에 맨발에 짚신을 신고 찾아왔다.

머야?

대답하는 소리가,

 고행을 경험하고  싶어서 무전 여행을 할려고....

그러면서 호주머니에서 종이 조각 하나를 꺼내면서 나에게 건네주면서 읽어보라고 한다.

어느 신문에서 오려낸 위의,  시였는데 그친구 한테 꽤 감명깊었나 보다.

그때 그 싯귀가 그리 평범하지는 않아 몇번 읽으니 그대로 머리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뒤로 전문을 외우지 못하고 자극적이던 부분 구절만 머리속에 남아 있었는데,

그 시를 찾으려 얼마 동안 헤맸었는데, 얼마 전에 시 일부의 구절을 생각이 나서 인터넷에서  찾았더니  찾아졌다.

그 유명한 천상병 시인의 시였다.

그 친구는 그 뒤로  공무원으로 있다가 스님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연결이 되어 경기도 어느 산골짝에 한번 찾아 가보았는데 혼자 가기가 좀 그래서 옛날 가깝게지내던  기독교 친구와 함께 가자고 약속이 되어 

같이 차를 타고 가면서 이야기를 해보니 이 친구가 무언가 뭔가 직감이 이상하다.

그래서 야 너 ? o,o,o 냐? 그랬더니 이친구 실토를 한다..

...................

그 스님 친구 집에 가보니 비닐하우스 안에 통나무로 황토집을 짓고 방두개를 만들어 거하고 있었는데,

절에 불이 나서 다타버리는 바람에 임시로거처를 다시 만들었다는것이었다.

하루 저녁을 머무는데  황토집이라서 건강에 좋다고 어찌나 방을 뜨겁게 달구어 놓았는지 잠을 자기 힘든 지경이었다.

그러다가 지금은 이친구와 연락이 끊어지고  같이 같던 친구는 그뒤로 서로가 사이가 어색해 지고 말았다.

어제부로 올해 연 출사는 끝맺기로 했다. 밤새 비바람에 시달린 연은 나를 보고 처연하게 하소연하고 있었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월이 가면  (0) 2013.06.15
새벽에 부르는 노래  (0) 2012.01.25
검은베게 고요쯤에  (0) 2009.12.15
동백꽃  (0) 2009.03.14
가시연  (0) 2006.09.13